다음-카카오 합병에 긴장하는 ‘네이버 공화국’_젤다 몫구슬_krvip

다음-카카오 합병에 긴장하는 ‘네이버 공화국’_크리스티안은 빙고를 할 수 있다_krvip

오죽했으면 `네이버 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책 제목이기도한 이 말은 그간 네이버의 위상을 단적으로 대변해왔다.

그러나 네이버 공화국이 떨고 있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이 몰고 올 파고가 가늠되지 않기 때문이다. 네이버 내부에서조차도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은 극히 소수다. 최소한 태풍이고 자칫 쓰나미가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크다.

검색 시장 점유율이 70%대 20%로 압도적인 우위에 있는 네이버가 걱정하는 것은 이렇다.

"사람들이 아침에 제일 먼저 하는 것이 네이버에 들어가서 뉴스를 보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카카오톡(카톡)으로 쏘아주는 관심 있는 뉴스를 먼저 볼 수도 있다."

콘텐츠는 다음에 풍부하고 모바일플랫폼은 카카오만큼 강력한 것이 없어서 둘이 합칠 경우 파괴력은 상상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김범수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카카오 직원 20% 가량이 네이버 출신이라는 점도 큰 부담이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어쩌면 우리 자신보다도 네이버를 더 잘 아는 사람이 김 의장 등이다. 그런데 우리는 카카오가 어떻게 진화할지 상대가 우리를 아는 만큼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회원수 8천만명(국내 3천650만명)을 가진 카카오는 탄탄한 모바일 경쟁력을 바탕으로 아예 IT의 경계를 허물겠다는 기세다.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는 27일 다음과의 합병을 승인하는 임시주주총회에서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나가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IT모바일 분야에서 커뮤니케이션, 정보, 그리고 오프라인까지 아우르는 생활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사업 방향성을 제시했다.

카카오는 내달 뱅크월렛 카카오, 카카오 간편결제 등 금융 서비스 출시에 이어 별도의 팀을 꾸리고 뉴스 매거진 서비스, 콜택시 사업 등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의 확고한 위치를 다진 뒤 이를 발판으로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카카오의 잠재력은 이미 게임에서 입증됐다.

카톡 게임이 무료 인기게임 순위 10위권 내와 매출액 순위 10위권 내에 각각 7개씩 포진했다. 네이버가 게임 플랫폼을 표방했던 `밴드 게임'은 초기 실적이 저조해 일부 게임이 이탈하는 분위기다.

밴드 게임 인기순위 1∼2위인 '역전! 맞짱탁구'와 '라바링크'를 서비스하는 아프리카TV와 코카반은 이들 게임을 카톡을 통해 서비스하기 위해 최근 카카오와 계약을 마쳤다.

지난해 카카오 전체 매출 2천108억원 중 게임에서만 1천605억원을 벌어들였다. 전년대비 전체 매출은 360%, 게임은 536% 신장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31.4%로 다음의 12%(올해 1분기)에 비해 3배에 육박한다.

카카오의 지난해 매출 중 광고분야는 284억원으로 이제 시작에 불과해 앞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증권 최관순 애널리스트는 "PC시장에서 고착화된 네이버와 다음의 광고 시장 점유율이 모바일에서도 그대로 전이됐다"면서 "그러나 다음과 카카오가 합치게 되면 모바일 광고시장에서의 판도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세계 시장 가입자수가 4억9천만명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카톡에 밀려 1천400만명 수준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모바일과 글로벌을 지향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서비스가 라인"이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갈길이 바쁜데 국내 시장도 수성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화증권에서는 다음카카오의 시가 총액을 약 9조원 정도로 내다봤고, 업계에서는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네이버의 시가 총액이 약 26조원으로 다음카카오의 2배가 넘지만, 모바일시장에서의 진검 승부가 이제 시작됐다는 점에서 네이버공화국의 아성이 깨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