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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을 맞아 서울 시내 곳곳에 만발한 능소화꽃가루가 실명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 서울 강남구 지역주민의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 꽃 조심하세요'란 글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글을 올린 주부는 "저녁식사를 하러 간 식당 앞에 능소화가 폈는데 아이들이 바닥에 떨어진 꽃을 주워오자 종업원이 '능소화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면 실명한다'고 말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부랴부랴 자녀들의 손을 씻기고, 위험한 꽃을 경고문도 없이 심어놨다며 식당 측에 따졌다고 한다.

실제 한 국내 인터넷 주요 포털에 링크된 야생화 도감은 능소화가 인체에 유해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2010년 발간된 이 책에는 능소화에 대해 '꽃가루를 현미경으로 보면 갈고리와 같은 것이 있기 때문에 어린이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어린이와 노약자가 있는 집은 키우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돼 있다.

능소화가 많은 강남구 대치동 일부 아파트와 종로구 계동 북촌 한옥마을 등지에선 능소화나무를 모두 뽑아 버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대치동 주민 박모씨는 "사실이라면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면서 "능소화가 있는 곳은 아이들이 많이 노는 장소여서 대책을 마련해야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능소화 꽃가루가 묻은 손으로 눈을 비비면 다른 꽃보다 좀 더 쉽게 각막에 상처가 생길 수는 있지만 실명이 초래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유미 산림청 국립수목원장은 "능소화 꽃가루 표면에 가시 같은 돌기가 있어서 표면이 매끈한 것보다는 좀 더 위험할 수 있지만, 지금껏 능소화 꽃가루 때문에 실명한 사례는 한 건도 없다"며 "공포심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미경으로 살펴본 능소화 꽃가루의 형태는 그물로 둘러싸인 타원형으로, 주변에 미세한 돌기가 나 있는 모양새다. 능소화는 곤충을 통해 수정하는 충매화여서 꽃가루가 날리지 않는다.

이 원장은 "능소화는 우리 민족이 수백년간 키워 온 아름다운 나무"라며 다만 "어린이들이 꽃가루를 만지는 상황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