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노루와 고통 나눈 할머니 _흑연 슬롯 가이드_krvip

다친 노루와 고통 나눈 할머니 _아마존은 돈을 벌어_krvip

"저를 바라보는 눈망울이 마치 '살려달라'고 애원하듯 보였어요. 제발 목숨이라도 건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60대 할머니가 15일 새벽 충북 옥천 공설운동장에서 척추를 다쳐 몸조차 가누지 못하고 사경을 헤매던 노루를 구했다. 옥천군 옥천읍 장야리 허유순(63.여)씨는 이날 오전 4시 50분께 평소와 다름 없이 아침운동을 하던 중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운동장 구석에서 둔탁한 충돌음과 함께 종류를 알 수 없는 동물의 신음소리를 들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송아지만한 노루가 운동장 구석에 쓰러져 피를 흘린 채 버둥거리고 있었다. 불쌍한 마음에 도움을 주려고 다가서자 놀란 노루는 다친 몸을 뒤틀며 괴성까지 질렀다. 노루는 척추를 다친 듯 하체를 전혀 쓰지 못했으며 주위에 도움을 청할 사람도 없자 허씨는 무작정 달려들어 노루를 품에 안았다. 만약 척추를 다쳤다면 이리저리 몸을 뒤틀다가 자칫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고 판단해서다. 한참을 품에 안고 상처부위를 쓰다듬는 사이 허씨의 옷과 손은 노루 털과 피로 물들었고 놀라서 날뛰던 노루도 점차 진정되는 듯 그녀의 품에 파고들며 가녀린 신음소리를 냈다. 운동 나온 사람들의 신고를 받은 옥천군청 직원이 현장으로 달려와 다친 노루를 인수할 때까지 허씨는 1시간 이상 노루를 끌어안고 고통을 함께 나눴다. 옥천군청 문철호씨는 "현장에 출동하니 허씨가 노루를 끌어안고 '너무 불쌍하다'며 눈물까지 글썽이고 있었다"며 "허씨는 '치료비가 필요하면 내 돈이라도 댈 테니 꼭 살려달라'고 애원했다"고 말했다. 허씨는 "품에 안긴 노루의 겁먹은 눈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미물이지만 자신을 도와주려는 마음을 느꼈는지 시간이 지나자 내 품에 파고드는 모습이 눈물겨웠다"고 말했다. 허씨에게 구조된 노루는 현재 충북축산위생연구소 남부지소(영동 소재)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이 연구소 손현수(37) 수의사는 "2살 안팎의 수컷노루로 뒷다리를 전혀 쓰지 못하는 것으로 미뤄 척추와 다리가 골절되거나 근육이 파열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영양제와 지혈제를 투여해 치료하고 있지만 상처가 깊어 2~3일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눈물 겨운 구조 사연을 전해들은 옥천군은 허씨에게 선행상을 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