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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좋은날에 좋은날씨여서 사람들 모두가 밖으로 나온듯 온종일 북적된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혼잡에 비해 큰 사고나 사건은 없었고, 다만 밀리는 차량에 나들이의 즐거움 보다는 짜증이 더 컸던 하루가 아니였나 생각됩니다.

잠시뒤에는, 사고차량 견인업체의 지나친 경쟁과 값올리기에 대해서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첫 소식 입니다.


오늘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94학년도 첫 검정고시가 실시됐습니다. 검정고시란 원래 집안이 어려워서 배움을 기회를 갖지못했던 불우한 사람들이 독학을 통해서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기위한 제도입니다만은, 고졸 검정고시의 경우, 단지 내신성적을 올리기위해서 다니던 학교를 자퇴하고 응시한 경우가 많아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장한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장한식 기자 :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고도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최후관문인 고졸검정고시. 그러나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난지 오래됐습니다. 내신 성적이 나쁜 고교생들이 학교를 그만두고 무더기로 검정고시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쉬는시간에 단체로 10여명씩 모여있는 수험생들은, 모두 같은학교를 다니다 자퇴한 학생들로 보아 틀림없습니다. 검정고시 합격자는, 수학능력시험 성적에 따라 내신을 받기때문에, 외국어 고등학교둥 이른바 명문교 학생들은 1.2등급도 어렵지 않다는 점을 노린것입니다. 이들에게 검정고시란 단지 요식 일뿐입니다.


“오늘 시험 어땠어요?”


외국어고 자퇴생 :

쉬웠습니다.


“어디 다니다 왔어요?”


외국어고요.


“외국어 고등학교요?”


장한식 기자 :

반면, 독학으로 검정고시에 도전하는 선의의 수험생들은, 심한 위화감마저 느끼고 있습니다.


검정고시 4회째 응시생 :

경제적으로 형편이 안좋거나, 가정환경 상으로 시기를 놓친사람에게 적용이 돼야하는데.., 교육적으로 좋지않다고 봅니다.


장한식 기자 :

검정고시에 응시하기위해 정든 학교를 그만두는것은 이제 유행처럼 돼있습니다. 실력있는 학생이 많다는 외국어고등학교의 경우, 자퇴생이 200명이 넘는 곳도 있습니다.


외국어고 출신 재수생 :

올해 본고사 대부분 애들이 내신에 민감해져가지고, 그런애들이


“외국어 고등학교 같은경우, 한반에 몇명정도 자퇴해요?”


55명 정도 잡는다면 20명 정도가 자퇴해요.


장한식 기자 :

심지어, 대학입시를 치른뒤 자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 외국어 고등학교의 자퇴자 명부입니다. 이들은 모두 대입에 실패한 뒤, 더 낳은 내신성적을 위해 졸업을 불과 보름 앞두고 자퇴를 했습니다. 졸업앨범엔 사진이 실려있지만 졸업하지않은 학생들도 많습니다. 이들역시 잘못된 교육제도의 희생양들 입니다.


고교교사 :

대학좋은데 가려고 자퇴해요.


장한식 기자 :

더 큰 문제는, 이런 대입낙방생 가운데 일부가 아예 자퇴날짜를 9월쯤으로 위조해, 다음해 4월 검정고시에 응시한다는 점 입니다. 검정고시 6개월 자퇴해야 한다는 조항에 맞추기 위한 것입니다.


외국어고 출신 재수생 :

안되는것으로 알고있는데, 선생님들께서 거의 다 날짜를 바꾼다는지 해가지고..,


장한식 기자 :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내신 올리기 방편으로 쓰이고있는 검정고시. 더 늦기전에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장한식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