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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 강호순이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각종 사고로 보험금 7억2천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자 지금도 정말 그런 보험사기가 가능한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강호순은 지난 1998년 덤프트럭 화재에 이어 2000년 티코 전복 사고, 2005년 부인과 장모가 화재로 숨진 사건까지 7건의 사고를 통해 상당한 규모의 보험금을 받았다. 이 과정에 그는 무려 15개사 22개 상품에 가입하는가 하면 부인과 장모가 사망하기 열흘 전에 보험에 가입하는 등 의심을 살만한 부분이 많았지만 보험금을 받아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보험사기가 증가하면서 이를 막기 위한 각종 장치가 도입됐기 때문에 과거처럼 보험범죄를 저지르기는 쉽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선 증거 인멸이 쉽기 때문에 보험범죄에 종종 악용되는 화재보험의 경우 지난해부터 보험개발원이 과거 보험금 지급 내역을 취합해 제공하고 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첫 범행은 가능하더라도 화재사고를 가장해 동일인이 연속적으로 보험 사기 를 자행하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계약자 한 명이 보험사기를 목적으로 22개 상품에 가입해 보험금을 수령하는 것도 예전만큼 수월하지 않다고 업계에서는 말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01년부터 생명보험과 상해보험, 자동차보험 등 화재보험 이외의 각종 보험에 대해서는 과거 보험금 지급 내역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이 영업상 이유로 계약 정보를 잘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계약자가 나쁜 뜻을 품고 수십개 상품에 가입할 수는 있어도 보험금을 지급할 때 제동이 걸린다는 것이다. 게다가 생명보험사의 경우 지난 2007년 8월 보험사기 계약정보 통합조회시스템을 구축해 보험사별 계약정보를 통합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3개월 이내 3건 이상 가입, 보장 금액 합계 5억원 초과 등 일정한 기준에 해당될 경우에만 조회되기 때문에 교묘하게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에 더해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5개 주요 손해보험사 상품 가입 여부를 조회하는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운용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통합 조회시스템이 없지만 지난해 상법 개정을 통해 가입자가 같은 종류의 보험에 2건 이상 가입했는데 계약 당시 사실대로 알리지 않았을 경우에는 보험금 지급을 거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놨다. 그러나 보험범죄는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장애인협회 간부가 보험금 8억여원을 노리고 장애인에게 술을 먹게 한 후 자동차로 살해하고 사고로 위장했다가 붙잡혔다. 일가족이 74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후 경미한 자해사고 등을 통해 4억7천여만원을 챙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에서는 보험 관련 계약 내용이나 보험금 지급 내역을 조회해서 보험사기 징후를 잡아낼 수 있지만 관련 자료가 생보협회, 손보협회와 보험개발원, 금융감독원 등 여러 곳에 분산돼 있어 통합적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금감원이 지난 2004년부터 '보험 사기 인지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동일한 보장 내역의 상품에 여러 개 가입한 보험 가입자를 뽑아낸 뒤 추가조사를 해서 기록을 검.경에 넘기는 등 주로 내부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전히 보험금액이 크지 않거나 과거 기록이 없는 초범일 경우, 화재나 자동차 등으로 사고의 종류가 다를 경우 보험범죄를 적발하기 어렵다고 인정하고 있다. 특히 강호순 사례에서 드러났듯이 화재 사건은 경찰 수사에서도 보험사기를 위한 방화인지 여부를 가려내기가 쉽지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