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간병비 안 받아요”…‘무리수’ 가격 경쟁, 언제까지 방치?_픽스는 돈을 벌어_krvip

“우린 간병비 안 받아요”…‘무리수’ 가격 경쟁, 언제까지 방치?_레이디 가가 포커페이스 출시일_krvip

[앵커]

이렇게 환자 가족 울리는 질 낮은 요양병원, 전국에 한두 곳이 아닙니다.

어떻게 환자를 더 잘 보살필까 대신 어떻게 환자를 더 많이 유치할까를 고민하고 있는데요.

도대체 왜 이런 상황이 생겨나게 된 건지 이어서 김민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요양병원.

뇌경색을 앓는 85세 노인의 경우, 한 달 병원비가 얼마나 드는지 물었습니다.

[A 요양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한 달에 한 65만 원 선으로 나올 거고요. 간병비는 이것도 한 60여만 원 정도 나올 거거든요. 그러시면 120~130만 원 나오실 거예요."]

옆 동네 병원에 가 봤습니다.

간병비 무료라는 파격 조건을 내세웁니다.

[B 요양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간병비) 그거는 다 무료로. 할머니 본인부담금은 65~70만 원 사이 나올 거예요."]

지방으로 내려가니, 병원비는 더 싸집니다.

[C 요양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약값, 병실 비, 식사값... 요양병원에 계셔도 한 60만 원 정도는 생각하셔야 될 거예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요양병원 비용은 건강보험이 최대 80%, 환자가 20% 정도를 부담합니다.

보험공단에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이 적지 않다 보니, 병원마다 환자 유치에 기를 쓰고 달려드는 겁니다.

이렇다 보니, 요양병원은 우후죽순 늘어났습니다.

현재 전국의 요양병원은 약 1,500개. 병상 공급량은 26만 개에 달합니다.

현재도 공급 과잉이 심각한데, 4년 뒤엔 16만 개 병상이 남아돌 것으로 예측됩니다.

요양병원 설립은 지자체의 허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어렵지 않다는 겁니다.

[김윤/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 "지방자치단체가 병원을 짓겠다고 신청한 사람한테 허가를 안 해 줄 이유가 없는 거죠. 민원을 안 만들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까 쉽게 허가를 해 주고. 국가적으로 보면 결국 공급과잉이 일어나는..."]

결국, 피해는 환자 몫입니다.

공급 과잉은 무리한 가격 경쟁을 불러와 의료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이윤환/대한요양병원협회 기획위원장 : "최악의 병원은 말 그대로 간병인이 없는 겁니다. 돌보는 사람이 없는 거죠. 묶이지 않을 권리도 있고, 싫으면 싫다고 표현할 권리가 있는데 이런 가장 기본적인 권리가 다 무시가 되는 거죠."]

건강보험공단이 전체 요양병원에 지급한 급여는 2018년 기준, 약 4조 2천억 원입니다.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요양병원의 저가 경쟁에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환자 스스로 좋은 병원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