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이 딸 가짜 계정으로 ‘지인 능욕’…어머니의 눈물_베타는 언제까지 준비되나요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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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은 온라인에도 있습니다. 직접 만나서 괴롭히지 않아도 SNS를 이용해 상대를 괴롭히거나, 원치 않는 연락을 이어가는 경우에도 스토킹 범죄가 성립합니다. 그런데 최근 이보다 더 악질적으로 진화한 SNS 성범죄가 있습니다.

바로 '지인 능욕'입니다. 평소 전혀 모르는 제3자가 아닌, 본인이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을 대상으로 익명의 SNS 대화방에서 성적인 말과 사진으로 '능욕'을 하는 범죄입니다. 이 범죄는 단순히 익명의 SNS 대화방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피해자의 페이스북으로, 인스타그램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로, 더 나아가 전화로, 실제로 찾아오는 만남과 말도 안 되는 소문으로 확대됩니다.

KBS는 이 온라인 성범죄인 '지인 능욕'으로 오랜시간 고통받은 피해자의 어머니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현직 군인 신분인 가해자는 지난 5년간 피해자를 온라인상에서 성폭력을 저지르고 있었습니다.

다음은 피해자 부모가 KBS에 밝힌 주요 발언 내용을 1인칭 시점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연관 기사] [뉴스9] 음란 사진 합성해 유포한 ‘군인 스토커’…군은 증거인멸 방조

‘지인능욕’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피해자 얼굴을 합성한 음란사진을 유포하며 협박하고 있다.
고등학생 딸 얼굴에 음란사진 합성해 익명 단톡방에 유포

처음에 아이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는데 모르는 사람들한테 메신저 같은 걸로 연락이 왔어요. 만나 달라, 혹은 심한 성희롱을 하는 문자들이 계속 왔어요. 그 사진들을 보면 차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사진이었어요. 그런 사진에다가 저희 아이의 얼굴을 합성을 하고 아이의 신상정보, 실제 SNS 계정 등을 실어서 성매매를 원한다는 선정적인 문구를 해서 올린 거예요.

합성사진으로 딸 허위 계정 만들어 5년간 성매매 광고

수백 명이 있는 방에서 사진 올려놓고 희롱하고 농락하고, 아마 거기까지만 했으면 저희가 몰랐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급기야는 저희 아이 이름으로 가짜 SNS 계정을 만드는 거예요. 그 계정으로 아이 친구들한테 팔로우를 신청하고, 합성한 음란 사진들을 우리 아이가 보내는 것처럼 아이의 친구나 지인, 심지어 대학교 선후배한테 보내고, 불특정 다수한테 보내는 거는 말할 것도 없고요. 일상생활이 안 될 정도로 그런 문자나 협박이나 이런 것들이 오니까 아이가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가 말도 못한 거죠 정말...

피해자들이 경찰 대신 직접 범인 찾아…용의자는 '중학교 동창'

피해자는 저희 딸 포함해서 6명 정도 되는 거 같았어요. 처음에 피해 아이들이 경찰서에 도움을 청했는데 경찰이 하는 말이 이 계정 자체가 외국 계정이니까 쉽게 알 수 없고, 또 그래서 가해자를 찾는 수사 자체는 해줄 수 없다고 했어요.

오히려 피해를 입었던 아이들이 모여서 가해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사이트들에 잠복을 한 거죠. 경찰이 못 해준다고 했으니까... 몇 날 며칠을 잠복해서 가해자처럼 위장해서 있다가 로그인 기록도 조회하고 온라인 상태, 통화 상태까지 추적해서 가해자 범위를 조금씩 조금씩 줄이면서 찾아낸 거예요. 아이들이 직접... 경찰은 아무것도 안 했어요.

저희가 같이 찾아보니 범인이 그 비슷한 시기에 같이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녔던 동창인 거예요. 그리고 그 중에서 또래 여학생들을 골라내서 합성한 거예요. 우리 아이 얼굴 말고 다른 아이의 얼굴이 담긴 이상한 사진들, 그 사진들 전부 합치면 피해자가 엄청날 거 같아요.

가해자가 피해자의 여동생 얼굴까지 음란 사진과 합성해 협박하고 있다.
"그냥 재밌어서 하는거야"…여동생 이름까지 언급하며 협박

처음에는 온라인에서만 이루어지던 성범죄였는데, 아이가 대학생이 되면서부터 범인이 직접 휴대전화 어플을 이용해 전화를 걸어오는 거예요. 처음엔 아이가 무서워서 전화를 받지 않았다가 다시는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 받은 적이 있어요. 심지어 전화로 여동생인 둘째 아이 이름을 이야기하면서 협박을 하는 거예요.

너무 억울하고 답답해서 그런 범행을 하는 이유를 물어보니 단지 재미있어서라는 거예요. "재밌다, 네가 괴로운 걸 보니까 즐겁다. 네가 원하면 더 심하게 해줄까?"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군으로 가해자 이첩했지만…숨겨둔 스마트폰으로 여전히 범행

경찰에서 조사한 결과 가해자는 군대에 입대한 상태였어요. 그래서 경찰이 한 달여 만에 군에 사건을 이첩했어요. 한 달이나 걸려서요. 그런데 군에서 그 사건을 수사하는 와중인데도 딸에게 계속 성매매 관련 연락이 오는 거예요.

심지어는 수사가 진행되고 본인한테 분명히 압박이 갔을 텐데도 헌병대 수사관한테는 휴대폰 분실했다, 잃어버렸다 하고 몰래 숨어서 범행을 저질렀어요. 밤 11시 30분쯤에도 추가범죄를 우리 아이한테 하더라고요.

압수수색 영장 나온 날…가해자 "휴대전화 잃어버렸다"

처음 군에서 가해자에게 스마트폰 제출을 요구했을 때 가해자가 거부했어요. 그리고 압수수색 영장이 나왔는데도 바로 그날 외부 진료를 이유로 군에서 가해자를 외출을 시켜줬고요. 결국 외출했다가 스마트폰을 잃어버렸다고 거짓말을 했어요. 그게 이미 증거 인멸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 군에서는 군인 신분이라 도주 우려가 없어 구속할 이유가 없다는 거예요.

나중에 알고 보니까 스마트폰을 분실한 것이 아니었고, 숨어서 추가 범죄도 있었어요. 이후에도 제한 없이 군 PC를 사용하면서 또 음란물 사진을 유포했고요. 당연히 증거 인멸도 시도했겠죠. 누가 봐도 합리적인 추측인데 군에서는 이해를 못 하더라고요.


군, 'PC 사용은 군인의 인권'.. 디지털 성범죄로 수사 중인데도 PC로 추가범행 방조

다른 범죄도 아니고 사이버 공간에서 하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한테 스마트폰이나 PC 사용을 허락해줬다는 게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아요. 군에 항의했더니 군인의 인권을 자꾸 말씀하시면서 "문제가 된 휴대전화는 압수했다. 그리고 군의 정보통신 이용권 때문에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하게 강압적으로 할 방법이 없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가해자가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고 거짓 진술을 한 이후에 추가로 압수수색을 실시해 가해자의 거주지에서 휴대전화를 확보했다는 거예요.

그래도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용 제한 정도는 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수사 중인 와중에도 군인 사이버 정보 방에서 추가 범행을 저질렀잖아요. 다른 사병들과 마찬가지로 제한 없이 PC 사용과 외출을 허가해주면 가해자한테는 날개를 달아주는 게 아닌가요.


제대한 뒤가 가장 무서워.. 디지털 성범죄 '솜방망이 처벌'

계속해서 추가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대하고 나서는 악감정을 가진 가해자가 우리 아이한테 찾아오는 건 아닌가 걱정도 많이 되고요. 실제로 아이 같은 경우는 악몽도 많이 꾸고 정상적인 생활이 안 될 만큼 불안해하고 있어서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까지 한 상태예요.

이런 피해자들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아요. 정말 어렵게 어렵게 가해자를 찾아서 법에 호소했는데 처벌이 약했어요. 게다가 '가해자가 초범이다, 나이가 어리다,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감형이 되면 더 큰 위험이 저희한테 오지 않을까 그게 가장 두려워요. 우리 아이가 빨리 고통에서 회복되어서 다 잊고 진짜 평범하게 사는 것, 그게 제일 바라는 거예요.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인 우리 아이의 잃어버린 웃음을 찾아주세요!"

청와대 청원게시판 (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580620)
피해자 어머니의 이야기는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자세히 게재돼 있습니다. 청원은 내일(3일) 마감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