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8개월째 박스권…“불안감이 강세 재료 압도”_샤페코엔스가 승리했습니다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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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채권금리가 8개월째 박스권에 갇혀 있다. 최근 선진국의 경기회복 둔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외국인 국채선물 순매수 등 금리를 떨어뜨릴 만한 호재가 널려 있지만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와 경기지표에 대한 관망세가 뒤섞이며 금리가 수개월째 제한적인 등락만 반복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8개월 가까이 연 2.790∼3.040% 범위에서 맴돌고 있다. 같은 기간 국고채 5년물과 10년물 금리도 각각 연 3.020∼3.411%, 연 3.350∼3.755% 범위에서 횡보 중이다.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금리는 지난해 5월 초 연 2.440% 수준까지 떨어질 만큼 강세(금리가 떨어지면 채권가격은 상승)를 보였다. 그러나 금리는 지난해 5월 벤 버냉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이른바 '버냉키 쇼크'가 발생한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고, 이후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이어지는 장기간의 박스권이 형성됐다. 문제는 최근 국내 채권시장 안팎으로 금리를 떨어뜨릴 만한 우호적 재료가 쌓여 있음에도 금리가 이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내적으로는 한국은행 총재 교체를 앞두고 전날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강조한 경제개혁 3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재차 부각됐다. 국내 국채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이 4주째 3년 만기 국채선물을 순매수하고 있어 수급상의 투자심리도 견조한 편이다. 대외적으로는 이번 주에 발표될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고 중국에서도 부동산 경기 둔화 우려가 불거졌다. 주요 선진국의 경기 펀더멘털(기초여건)을 놓고 시장의 의구심이 커졌다는 것은 안전자산인 채권에는 호재다. 하지만 채권 전문가들은 이런 우호적 환경에도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한 불안과 선진국 경기회복 둔화가 착시현상일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관망심리가 금리 하락을 제한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국내 채권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은 이미 어느 정도는 가시화된 상태다. 지난 24일 기준 외국인 원화채권 보유잔고는 93조7천5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월별로 볼 때 지난해 2월 말(92조8천억원) 이후 12개월 만에 최저치다. 여기에 전날에는 우크라이나의 정정불안이 신흥국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를 훼손하면서 '큰 손' 투자자인 템플턴 펀드가 환매에 대응하고자 통안채를 대거 매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시장에서 제기돼 외국계 자금 이탈 불안감을 키웠다.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의 부진이 한파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으니 '조금 더 확인하고 가자'는 관망심리도 아직까지 강한 상태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채권분석팀장은 "시장에 강세 재료가 많은 상태지만 그만큼 매수세가 크게 강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3년물 금리가 2.80%초반까지 내려가는 시도를 하겠지만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가 박스권에 갇혔다는 것은 시장 참여자들이 어떤 한 방향으로 베팅하기 어려워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정체되면 매수든 매도든 특정한 방향으로 포지션을 정하기 어렵고, 금리 방향에 베팅하는 방향성 매매가 어려워져 수익을 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최근 채권 트레이더들의 고충을 전했다.